빛 = 파동 설을 무너뜨린 계기가 된 것은 바로 흑채복사라고 알려진 실험이다.
19세기 말 당시의 이론, 뉴턴역학과 맥스웰 전자기학을 응용하면 모든 문제를 설명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아직 흑체복사 문제와 원자 문제 두 가지가 미결 상태로 남아 있었다.
흑체복사 문제
흑체복사 문제란 쇠로 만든 진공 상태의 상자를 가열했을 때 상자 안에 어떤 빛이 충만한지 알아보는 실험,
진공 상태에서도 열은 전달되는데 빛이 열을 전달한다.
흑채복사 실험에선 쇠로 만든 상자를 가열하면 상자도 쇠못과 마찬가지로 빛을 내기 시작한다. 상자가 빛을 내기 시작하면 상자 안은 빛이 충만해진다. 이때 충만해진 빛은 온도에 따라 여러 가지 색으로 변화할 것이다.
정리하자면 흑체복사 문제란
다양한 온도에서 상자 안에는 어떤 빛이 들어 있을까?
를 알아보고 왜 그렇게 되는지 설명하는 것이다.
스펙트럼
상자 안의 빛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스펙트럼을 이용한다.
스펙트럼이란 복잡한 파동의 특징을 알 수 있는 그래프이다. 빛에 포함된 다양한 색을 스펙트럼으로 나타내어 빛 속에 어떤 색의 빛이 얼마만큼 포함되어 있는가를 알아보면 된다.
이것은 프리즘을 이용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좀 더 정확한 측정을 위해 분광기를 사용한다 나눠지는 빛의 진동수나 분량을 실제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장치이다.
파동의 진동수와 빛의 색
진동수라는 용어를 사용해 파동의 종류를 구별한다.
파동이 1초 동안 진동하는 횟수가 진동수이다. 빛의 경우 진동수는 색과 직결되기 때문에 진동수의 차이를 색의 차이로 인식하게 된다. 따라서 진동수가 작은 빛은 붉게 보이고, 진동수가 큰 빛은 보라색으로 보인다.
상자 안의 빛은 어떤 스펙트럼이 될까?
가로축은 진동수, 세로축은 그 진동수의 파동의 세기이다. 흑체복사 실험을 하면 온도별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관측할 수 있다.
문제는 다음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온도에 따라, 왜 이런 모양의 스펙트럼이 되는 걸까?
레일리-진스의 이론
레일리와 진스는 고전이론을 사용해 상자 안의 빛을 설명하고자 했다.
둘은 상자 안에 있는 빛의 스펙트럼을 나타낼 수 있는 한가지 공식을 도출해낸다.
위 식은 일정 온도에서 상자 안에 있는 빛의 스펙트럼은 어떻게 되는가를 나타내고 있다. 이 공식을 사용해 실제 스펙트럼을 나타내보면,
실험을 통해 얻은 스펙트럼과는 다른 스펙트럼이 나왔다.
에너지등분배법칙
레일리-진스 공식이 고전이론의 법칙에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아본다. 레일리와 진스가 사용한 고전이론의 법칙은 다음과 같은 수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볼츠만이 발견한 이 법칙은 에너지등분배법칙이라고 한다. 에너지는 평등하게 전달된다는 법칙이다. 이 식에서 사용된 기호에 대해 알아보면
<E> : 에너지의 시간 평균
k : 상수 (k 는 볼츠만상수라고하며, 1.38 * 10^-23 [J/K] 라는 상수이다.)
T : 온도
즉, 에너지 <E> 는 온도 T에 의해서 결정된다.
볼츠만은 열이 발생하는 이유가 분자의 운동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에너지등분배법칙은 뉴턴역학에 의해 성립되는 법칙이다. 즉 분자의 운동을 계산하려면 분자 하나한에 뉴턴역학을 적용시켜야한다.
이때 활약한 것이 볼츠만이 사용한 통계인데, 이를 이용하여 많은 수의 분자 움직임을 기술하는 데 성공했다. 이것이 바로 통계역학이다.
분자 에너지는 그때그때 값이 다르기 때문에 그 변화를 일일이 지켜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통계 방식으로 평균치를 구해 분자 에너지를 알아내려는 것이다.
여기서 분자 에너지 <E> 는 분자 1개가 가진 자유도 하나에 대한 에너지이다.
자유도
공간 속에서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나 되는가? 이것을 나타내는 수치가 바로 자유도이다.
분자는 몇 개의 원자로 구성되어 있는지에 따라 형태가 다양하게 바뀐다. 원자의 연결 방법에 따라 모양이 제각각이다. 형태가 다르면 움직이는 방법도 달라지므로 자유도의 수치도 달라진다.
즉 자유도의 수치는 분자의 형태에 의해 결정된다. 에너지등분배법칙에서는 이 자유도 각각에 1/2kT 만큼의 에너지가 나눠졌으므로 공 같은 분자에는 1/2kT 가 3 자유도만큼, 즉
의 에너지가 분배된다.
파동의 자유도
파동의 경우 분자의 자유도를 세는 방법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분자의 자유도에 대한 사고 방식을 파동으로 치환해야 한다.
분자 1개를 파동에 대응시키면 무엇에 해당될까?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단위가 분자이므로 파동의 경우 그에 대응하는 것은 단순한 파동이다. 단순한 파동이 모여 생긴 복잡한 파동이 물질에 대응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즉 단순한 파동에 자유도가 몇 개 있는지 알면 파동의 자유도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빛의 경우 단순한 파동 1개에는 몇 개의 자유도가 있을까? 답은 2이다.
분자의 경우 날아가면 그것으로 끝이지만, 파동은 올라가면 반드시 내려올 수 밖에 없다. 파동은 분자와 달리 간 것을 원상태로 되돌리려는 힘이 작용한다. 그 힘의 원천이 되는 것이 위치에너지이다. 분자의 경우 운동에너지만 생각하면 되지만, 파도으이 경우 그 두가지를 모두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방향이 각각 1이므로 파동의 자유도는 결국 2가 된다.
때문에 단순한 파동에너지가 분배될 때는 항상 <E>=kT 가 된다.
파동의 수
하지만 단순한 파동에 항상 kT 만큼씩 에너지가 분배된다는 것은 이상하다.
스펙트럼은 단순한 파동마다 빛의 세기, 즉 진동수마다의 에너지를 나타낸 그래프였다. 그렇다면 등간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1차원의 파동이라면 위의 그림처럼 일직선의 스펙트럼이 되겠지만, 빛은 3차원의 파동이다. 3차원이 되면 각각의 파동에는 같은 세기라고 해도 진동수에 따라 드문 곳과 밀집된 곳이 있다.
프리즘으로 빛에너지를 측정할 때, 파동의 간격이 충분히 큰 경우에는 파동 1 개마다 파동의 세기를 잴 수 있다. 하지만 흑체 속의 빛은 파동 사이의 간격이 매우 좁다. 따라서 파동에너지를 일일히 측정하기란 불가능하고, 근처에 몇 개의 파동에너지가 모여 있다는 정도만 알 수 있다.
여러 가지 진동수로 파동이 얼마나 밀집되어 있는지, 즉 파동의 밀도를 조사해야 한다.
그 폭을 dv 라 하고, 일정한 진동수 v 와 v+dv 사이에 있는 파동의 수를 세면 된다.
1차원의 경우 파동의 밀집도는 진동수에 따라 달라지지 않으므로 등간격이 된다. 하지만 흑체복사처럼 3차원이 되면 달라진다.
먼저 2차원의 경우 두 방향이 되므로 진동수가 증가하면 파동의 패턴은 점점 늘어난다.
3차원에서는 세 방향이 되기 때문에 패턴이 증가하는 방식은 더 복잡해진다. 실제로 이미 파악된 밀집도는,
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c 는 빛의 속도이다.
일정한 폭 dv 안에는 위 숫자만큼의 단순한 파동이 존재
진동수가 커질수록 파동의 밀집도는 진동수 v 의 제곱에 비례하여 커진다.
프리즘에 따라 측정할 수 있는 에너지는,
파동의 밀집도 * 1개의 파동에너지
를 구하면 된다.
프리즘으로 측정되는 에너지는 U(v)dv 로 나타낸다.
고전이론에 의하면 1개의 파동에너지는 kT 였으므로 앞의 식을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이것이 상자 속의 빛의 스펙트럼을 나타내는 식이다.
이를 통해 레일리-진스 공식을 도출해냈다. 당시 물리학자들은 이에 대해 고전이론이 틀렸을리 없다고 생각했다.
빈의 공식
독일의 물리학자 빈이 흑체복사의 스펙트럼을 나타내는 새로운 공식을 발표한다.
빈의 이론은 일정한 온도일 때의 스펙트럼에서 다른 온도일 때의 스펙트럼을 예측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위 방법으로 어떤 온도일 때나 실험에 들어맞는 하나의 공식을 도출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 이론에 의하면 자유도마다 분배되는 에너지 <E> 는 온도 T 뿐만 아니라 진동수 v 에 의해서도 달라진다.
이 식에서 실제로 스펙트럼을 나타내느 식 U(v)dv 를 구하면,
진동수 v 가 큰 곳에서는 실험에서 나온 스펙트럼과 완전히 일치한다. 그러나 작은 곳에서는 약간 어긋나 있다.
이 때 막스 플랑크가 등장
플랑크는 레일리-진스, 빈의 공식을 연결했다.
플랑크는 자유도마다 분배된 에너지를 위의 식과 같이 하면 제대로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식을 이용해서 스펙트럼을 나타내는 공식을 구하면 다음과 같다.
이렇게 플랑크는 빈의 공식에 -1 만 붙여서 완벽한 식을 만들어냈다.
진동수가 작을 때는 레일리-진스의 공식으로 변하고 진동수가 클 때는 빈의 공식이 적용된다.
플랑크의 공식에서 레일리-진스의 공식을 유도
테일러 전개가 필요 e^n 같은 경우 n 이 매우 작을 때에만 적용할 수 있다.
여기서 n 에 해당하는 것은 beta * v/T 이다. v 가 작을 때는 n 의 값도 작아지므로 사용할 수 있다.
플랑크의 공식에서 n 에 해당하는 것은 beta * b/T 이었으므로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플랑크 공식의 탄생
플랑크는 식에 들어 있는 k(볼츠만상수), beta(빈의 상수) 를 한 데 묶어 'h' 라는 기호로 표시했다. 이것이 플랑크상수이다.
h 를 사용하여 플랑크의 식을 정리
이 식은 흑체복사의 스펙트럼을 왜 이렇게 잘 나타내는 것인가?
플랑크 공식의 의미
플랑크는 한 가지 결혼에 도달했다.
이 식을 그대로 해석하면, 빛의 파동에너지는 일정한 불연속적인 값만을 취한다는 뜻이다.
빛에너지는 hv 씩 변화하며, 그 사이의 값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불연속적인 에너지를 에너지 준위라고 한다.
하지만 파동에너지는 진포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성질로 진폭은 파동의 높이이므로 파동의 높이가 높을수록 에너지는 커지고 높이가 낮을수록 에너지도 작아진다는 뜻이다.
이것을 플랑크가 유도해낸 결론 E = nhv 에 적용시켜 생각해본다. 이 식에 의하면 빛에너지는 hv 의 정수배, 즉 불연속적인 값밖에 나타낼 수 없다.
그리고 파동에너지는 진폭에 의해 결정된다. 그것은 에너지가 불연속이 되려면 파동의 진폭 또한 불연속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진동하는 파동의 진폭은 취할 수 있는 값이 정해져 있다는 데 있다. 일반적인 파동에서는 각각 다른 진폭 값을 얻을 수 있지만, 빛의 파동에서는 불가능하다. 빛은 미리 정해져 있는 진폭으로만 진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E = nhv 에서 플랑크 공식을 유도하다
플랑크 공식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E = nhv 여야 하는 것일까?
플랑크 공식은 각각의 자유도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의 평균값을 나타낸다. 따라서 정말 E = nhv 가 옳다면 그것을 이용해 항상 변화하는 1자유도당 에너지 평균값을 구할 수 있고, 이것은 곧 플랑크 공식이 될 것이다.
빛의 경우 통계를 내려면, 일정한 에너지 상태가 일정 시간 내에 몇 회 있었는지를 알면 된다. 이제 에너지의 합계를 구하고 시간으로 나누기만 하면 된다.
먼저 L. 볼츠만이 발견한 통계역학의 법칙에서 일정한 에너지를 가진 횟수는
로 구할 수 있다. 이것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볼츠만의 수식을 이용해 에너지의 합계를 구해본다. 앞에서 빛 에너지는 0, hv, 2hv ... 라는 정해진 값만 갖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체 중에서 hv 나 2hv 등의 에너지를 가진 횟수는
에너지 | 0 | 1hv | 2hv |
횟수 | P(0hv) | P(1hv) | P(2hv) |
가 된다. 그러면 에너지의 합계는,
가 된다. 이것을 전체 횟수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P(hv) = A e^-(hv/kT) 가 되므로,
e^-(hv/kT) = x 로 놓으면 다음과 같은 식을 얻을 수 있다.
위 식의 변환
여기서 분자와 분모에 x^-1 을 곱하고 x 를 되돌리면 플랑크 공식을 얻을 수 있다.
레일리-진스 공식이 통계역학의 에너지등분배법칙에서 도출되었음에도 흑체복사의 빛의 스펙트럼을 잘 설명할 수 없었던 이유는 빛에너지가 E = nhv 로 나타나는 불연속적인 값밖에 갖지 못한 데 있었다.
불연속적인 값의 에너지를 가진 것은 에너지를 받아들일 때도 불연속적인 값으로 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분배된 에너지를 전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흑체복사의 빛의 스펙트럼 그래프는 일정 진동수가 되면 갑자기 약해지기 시작하고, 진동수가 커질수록 점점 0에 가까워진다. 이것은 똑같이 분배되어야 할 에너지를 진동수에 비례한 불연속적인 에너지바껭 갖지 못한 빛이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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